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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원 LIG그룹 회장,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 사진=뉴시스 |
[위클리오늘=조은국 기자] LIG그룹이 지난달 13일 LIG건설 기업어음(CP) 투자자 전원에게 투자금을 돌려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정작 법정구속된 구자원 LIG그룹 회장 본인과 장남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의 항소심 집행유예를 노린 ‘꼼수’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9일 LIG그룹과 CP피해자들에 따르면 LIG그룹은 CP피해자 전원에게 투자금을 돌려주기 위해 그룹 핵심 계열사인 LIG손해보험 지분 전량과 경영권 매각을 발표하고 전담사무실을 열어 보상절차에 돌입했다.
재계는 이를 놓고 구 회장이 동양사태의 장본인인 현재현 회장과 달리 그룹 오너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는 것이라며 해결 의지를 높이 샀다.
하지만 실상은 LIG그룹의 발표와는 상당부분 다르게 진행되면서 LIG그룹과 구 회장 등 오너 일가의 피해보상에 대한 진정성에 의구심이 간다는 지적이다.
실제 LIG그룹과 합의를 진행한 CP피해자 A씨는 “(LIG그룹 보상전담사무실 관계자가)‘법원 양형 기준상 피해액의 3분의 2만 보상하고 합의하면 구자원 회장이 집행유예로 나올 수 있다. 우리가 제시한 금액을 받든지 마음대로 해라. 그런데 (이달)10일이 지나면 합의고 뭐고 없다’는 식으로 합의를 종용했다”고 말했다.
CP피해자들의 소송대리인인 이대순 변호사는 이와 관련, “한마디로 2억원 미만 피해자의 원금은 보상했거나 보상할 예정이지만 5억원 이상 고액 투자자들의 피해금액에 대해서는 일부만 보상하겠다는 얘기”라며 “이 마저도 개별 협상에 따라 피해 원금을 다 주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또 “LIG그룹이 피해자들과 합의를 진행하면서 피해자들에게 민·형사상 합의까지 받아내고 있다”면서 “구 회장 부자의 항소심을 유리하게 끌고 가겠다는 의도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홍성준 투기자본감시센터 사무처장은 “소액 피해자에게는 원금만, 나머지 피해자에게는 원금의 일부만 주는 식으로 민형사상 합의를 받아내고 있으면서 대주주가 소유한 LIG손해보험 주식을 전량 매각해 피해 보상을 하겠다며 여론을 오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홍 사무처장은 “보상에는 원금뿐만 아니라 변제일까지 약속된 이자와 피해구제를 받기 위해 소요된 비용까지 포함돼야 하는데 원금도 다 주지 않으면서 기한을 정해놓고 그 기한이 지나면 합의도 없으니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윽박지르며 CP피해자들을 재차 협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LIG그룹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당초 발표한대로 피해자들과 협의를 하고 있고, 5억원 이상 고액 투자자에 대해서는 보상 방법이나 보상 규모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는 과정”이라며 “그룹 차원에서 최대한 보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10일이라고 기한을 설정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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