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조은국 기자] 호텔신라와 포스코, SK이노베이션 등이 지난해 실적부진에도 불구하고 배당은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4개 기업 중 실적 부진이 가장 심했지만 배당성향은 5배 가까이 급증했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10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전년(1010억원)보다 89.3%나 급감했다.
하지만 59억원 배당을 결정하면서 배당성향이 54.6%로 2012년(11.6%) 대비 4.7배가 증가했다.
포스코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조3552억원을 기록해 전년(2조3856억원)보다 43.2%가 줄었지만 6332억원(중간배당 1545억원 포함)을 배당하기로 결정했다.
포스코의 배당성향은 2012년 24.7%에서 46.7%로 2배 가까이 급증했다.
SK이노베이션도 지난해 757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2012년(1조1824억원)보다 36%가 감소했지만 2983억원 배당을 결정하면서 배당성향이 31.3%에서 39.4%로 증가했다.
롯데쇼핑은 실적이 크게 악화됐지만 배당 규모는 유지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8855억원으로 전년(1조1576억원) 대비 23.5%가 줄었지만 443억원 배당을 결정하면서 2012년(436억원) 대비 소폭 늘었다. 배당성향도 4.28%에서 5.0%로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실적이 부진한 기업이 배당성향을 크게 늘리면서 기업의 성장에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주에게 배당을 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지만 경기침체로 실적이 크게 악화된 상황에서 배당성향을 늘린다는 것은 기업의 유동성 확보와 리스크 관리에 어려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성준 투기자본감시센터 사무처장은 “경영진들이 자리를 보전하고 고액 연봉을 챙기기 위해 주주들에게 막대한 배당을 안겨주고 있다”면서 “기업의 재투자나 고용확대 등에 사용될 자금이 배당금으로 쓰이면서 기업 성장에 부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호텔신라 관계자는 “주주들을 위해 일관된 배당정책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배당은 회사의 고유 권한”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