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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를 위한 금융시스템을 반대한다" (오마이뉴스)
등록일 2011-10-28 10:37:46 작성자 운영자
조회수 4423 연락처  

"1%를 위한 금융시스템을 반대한다"
[대담] 투기자본감시센터 홍성준 - 금융소비자협회 백성진

11.10.26 17:16 ㅣ최종 업데이트 11.10.26 17:16  정규철 (go2thewest)  

금융, 1%, 월가시위


  
  
▲ 지난 15일 여의도 금융위원회 앞에서 펼쳐진 '여의도 점령 시위'에 한 참가자가 피켓을 들고 서있다.  
ⓒ 정규철  여의도점령




최근 벌어진 '월가 점령 시위'. 참가자들이 제기한 문제의 핵심은 금융이었다.





세계 시민사회는 월가로 대변되는, 이른바 글로벌금융자본의 문제를 직접적으로 제기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자각', 사회문제의 원인을 월가와 금융자본에게서 찾는 행위는 일견 추상적으로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이들은 왜 금융자본을 지목하는가?"



그러나 현재의 글로벌 경제구조와 금융시스템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들의 주장에 쉽게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것이다.



실제로 금융자본은 사회가 생산하고 유지해왔던 모든 일련의 가치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다시 빈곤, 가계부채, 대량실업난 등 엄청난 사회문제를 쏟아내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융자본에 의해 통제되는 부조리한 경제구조를 어렴풋이 인식할 수 있어도, 이를 제대로 설명해내기는 어렵다.



위와 같은 문제의식을 제기하고, 오래전부터 금융자본의 위험성을 지적해왔던 투기자본감시센터의 홍성준 사무국장과, 금융소비자들의 권리회복 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금융소비자협회 백성진 사무국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정규철 기자 (이하 정) : 전 세계적으로 반 금융자본, 반 월가 시위가 펼쳐지고, 유럽재정위기 심화 등 금융위기의 여파에 따른 경제위기로 인해 그리스 등지에는 격렬한 시위와 총파업까지 진행되었다. 이러한 경제위기의 여파는 한국 등 여타의 신흥국들로 퍼져나간다. 많은 사람들이 위기의 궁극적인 원인을 '금융자본과 금융시스템'의 문제에서 찾고 있는데, 현재 신자유주의로 대표되는 금융 자본주의, 특히 그러한 자본주의의 '꽃'이라고 표현되는 '금융'의 문제를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 투기자본 감시센터 홍성준 사무국장  
ⓒ 정규철  홍성준


투기자본감시센터 홍성준 사무국장 (이하 홍) : 현 그리스 상황이나 유럽의 재정위기의 핵심은 과도한 감세, 과도한 민영화, 과도한 금융세계화다. 이제 더 이상 상품을 생산하지도 않고, 둘러앉아 '돈 놓고 돈 먹기'만 하고있는 형국이다. 재정 자체가 줄고, 국가 수입이 줄어들고, 세금이 줄어들고, 소득세도 줄어들고, 자본이득세가 있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국가는 계속 채권을 발행한다. 그럼 그 채권은 결국 월가와 금융자본들이 갖고 있는 것이다. 해당국가는 예산 편성 등에 있어서 적극적 재정정책을 펼치지 못한다.



정 :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럽중앙은행처럼 국제기구를 만드는 것이 아닌가?



홍 : 사실상 유럽중앙은행 등 유럽연합이라는 것 자체가 신자유주의적인 발상이다. 결국 각국의 정부가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 하나도 없게되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돈 꿔줄테니까 국가는 민영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공공노동자 등의 해고를 강행하라는 것이다. 결국 중앙은행이나 국제금융기구에서 빌려주는 돈은 부족한 재정을 메우거나 하는데에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국채를 사서 갖고 있는 금융자본가들에게 돌아간다. 이처럼, 각국 정부의 신자유주의적 정책으로 인해 금융투기자본들의 수익은 높아지고, 그 고통은 해당국가 국민들이 고스란히 얻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과연 이것이 누구를 위한 정부인지, 누구를 위한 금융인지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정 : 대한민국에 포커스를 맞춰보면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적용시킬 수 있을까. 국내에 들어온 외국의 투기자본이 어떠한 위용을 펼치고 있는가?



  
  
▲ 금융소비자협회 백성진 사무국장  
ⓒ 정규철  백성진




금융소비자협회 백성진 (이하 백) :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글로벌자본과 국내자본 간의 차이는 없다. 해외자본이든 국내자본이든 실제 은행의 구조적인 문제에서도 굉장히 불합리한 상황이 많다. 실제로 수익은 수수료 등 서민들의 푼돈을 모아서 이룩하면서, 실제로 은행의 수익에 별로 도움이 되지도 못하는 부자들에게만 혜택이 돌아간다거나 하는 은행구조도 문제다. 사실상 자본은 국적의 문제가 아니다. 얼마 안 돼는 투자금을 가져와서, 나머지 필요 자금의 지급보증을 해주는 것은 국내은행이다.



정 : 일반적으로, 외국투기자본과 경영진 및 대주주들이 들어오면 여타 계열사 및 관련산업분야에서 사업축소 및 대량 정리해고가 이루어지고, 금융업계의 경우 금융노동자들의 노동조건 악화는 물론, 일반 서민들에게 고금리의 대출상품과 고위험성의 금융상품을 팔아치워 단기수익을 창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렇게 수익을 올린 뒤 손을 씻고 나가버리면 그만인 외국투기자본도 문제지만, 이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국내 금융시스템의 문제도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홍 : 가령 론스타의 경우도 론스타에서 자금을 받아 우리나라에서 '장난'을 치는 금융권과 관료들의 문제도 심각하다. 이러한 행위가 가능하도록 구성되어있는 금융시스템을 움직이는 것은 결국 정부의 정책이다. 그런데 정권에 관련없이 경제정책, 금융정책에 있어서는 지난 십 수년간 동일한 정책을 유지, 발전시켜 왔다고 평가할 수 있다. 금융허브정책과 과도한 민영화 등 지나온 발걸음을 다시 한번 돌아봐야할 시점이 된 것이다.



"파생상품, 인간이 만든 최대 사기"



정 : 금융투기자본에 의해 일어나는 정리해고와 빈곤, 가계부채, 사회양극화 등 일반적으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사회 문제를 제외하고, 단지 '금융소비자'의 측면에서 서민들은 어떠한 부조리 속에 놓여있는가?



백 : 우선 금융상품의 문제를 제기하고 싶다. 대부분의 파생상품들은 어떠한 수식에 의해서, 정확하게 어떠한 과정에 의해서 개발되는지 정확히 이해하는 사람이 없다. 사는 사람도, 파는 사람도 해당 상품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가 없는 상품들이 많다는 것이다. 복잡한 수식을 통해 이것이 과학적인듯 설명하지만 실물이 없기에 자산가치든 뭐든 끝없이 뻥튀기를 해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상품들을 은행창구에서 직원들이 손쉽게 판매 할 수 있다. 물론 적금 등의 금융상품은 위험성이 적고 얼마든지 쉽게 설명하고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파생상품 등 위험성이 높고 복잡한 금융상품은 그렇게 누구나 쉽게 얘기하고 이해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위험성에 대한 설명은 단지 "원금손실의 위험은 있습니다"라는 한마디로 끝난다. 담배를 생각해보자. 물론 담배도 몇 수십년 간 지속적으로 피울 경우 각종 질병이나 건강의 위험을 가져다 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투기성 높은 위험 금융상품은 한 사람의 인생을 몇 달 만에 끝장낼 수도 있는 것이다. 원래 있던 것을 잃으면 끝이 아니라, 소비자가 듣도 보도 못한 새로운 빚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홍 : 사실상, '불완전판매'라는 말도 관리당국이 교묘하게 면패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단어이다. 이건 명백히 사기다. 판매자도 구매자도 잘 모르는, 엄청난 위험성이 있는 상품을 내다 팔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이 상품을 설계한 전문가들 조차도 100% 해당 상품을 이해하고 있을지 의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러한 상품을 의뢰한 대주주나 경영진이 수익을 고스란히 가져간다. 이것이 '사기'가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백 : 맞다. 이러한 파생상품을 개발한 사람들 중에 NASA에서 근무했던 사람들도 있다. 그만큼 어렵고, 엄청난 수식이 포함되며, 설계구조를 이해한다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다. 인간이 만들어낸 최대의 사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홍 : 설계의 기반부터 잘못된 상품들이 많다. 뻥튀기 된 자산가치를 기반으로 금융신뢰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홍 사무국장과 백 사무국장  
ⓒ 정규철  홍성준







백 : 쉽게 설명하자면 이렇다. 설계자들은 이렇게 얘기한다. 지금 여기 컵이 두 개 있다. 내가 이렇게 제안한다. '지금부터 내 컵이 백억 원 짜리고 당신 컵이 백억 원 짜리라고 치자'. 이 제안에 당신이 동의하면 끝이다. 그럼 지금부터 이 컵에 대한 파생상품들이 개발된다. 하지만 이 컵의 자산가치가 실제로 백억 원일까? 이 컵은 10원 짜리 일수도 있고 100억 원 짜리일수도 있으며 아무런 가치도 없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자산가치를 기반으로 투자를 하고 관련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것이다.



홍 : 파생상품만 문제는 아니다. 금융시스템이 돈이 많은 사람한테만 유리하고, 없는 사람에게 오히려 더 불리하게 작동하는 것도 문제다. 금융이 모든 걸 통제하는 사회는 부조리하다는 말이다. 금융시스템 전체가 사적인 영역에 포함되어 있으면 안 된다. 왜냐하면 이것은 99% 서민들의 삶과 생활이 담보로 걸려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시장의 영역으로 치부된다면 그것이 아무 문제가 없을까? 아무 규제가 없는 시장의 영역에서 99%의 모든 시민들이 과연 안전할 수 있을까?


덧붙이는 글 | 본 대담의 전문은 월간 <휴먼biz>를 통해서 만날 수 있습니다.
출처 : "1%를 위한 금융시스템을 반대한다"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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