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를 점령하라, 우리가 99%" 폭우에도 1백여명 시민-외국인 참석…80여개국 9백여 도시 동참 금융 자본주의의 심장 월스트리트를 뒤흔든 함성이 여의도에도 울려 퍼졌다. 키코 사태 피해자, 부산저축은행 피해자,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등 금융 자본주의에 피해를 입은 당사자들과 시민, 외국인까지 합세한 100여명의 시위대는 "여의도를 점령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여의도를 점령하라' 시위 참석자들(사진=정상근 기자) 이들은 15일 오후 2시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시위를 열고 “1%에 불과한 금융 부자들의 불룩한 배를 더 불려주기 위해 99%가 피해를 입고 있다”며 “99%의 우리가 힘을 합쳐 한 목소리를 외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시위는 한국 뿐 아니라 일본 등 세계 80여개국 900여개 도시에서 진행되었다.
참가자들은 쏟아져 내리는 폭우에도 발언과 공연 등을 이어나갔으며 2시간여 시위 후 자진해산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서울광장에서 시위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시위에 참가한 외국인들도 “We are the 99(우리가 99%다)”, “Occupy(점령하라)”를 외치며 적극적으로 시위에 참석했다.
이날 시위에서 제안자 중 한 명인 장화식 투기자본감시센터 정책위원장은 “1%를 위해 99%의 호주머니를 터는 것이 미국식 금융자본주의”라며 “미국과 대한민국의 다수가 1% 금융자본주의 탐욕에 희생되고 있는 상황에서, 바로 오늘 99%가 모여 세상의 주인이 우리임을 알린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피해자들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다”며 “우리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금융소비자 보호원의 완전독립을 이루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한미FTA가 체결될 상황”이라며 “탐욕스러운 월가의 금융자본주의에 의해 우리의 근간이 뿌리채 흔들릴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금융 피해자들도 발언에 나섰다. 부산 저축은행사태로 피해를 입은 한 시민은 “2008년부터 저축은행의 조짐이 좋지 않았음에도 단순한 시정조치 하나만 내리고 당시 금융 관계자들은 영업정지는 없을 것이라 했다”며 “그렇게 서민들을 안정시키고 갑작스럽게 영업정지 처분을 내린 것으로 그야말로 정부가 서민들을 강도질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